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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 치료해야 키 '쑥쑥'자라요
  • 작성일   2014-09-12
  • 조회수   5058

[이데일리 칼럼] 아토피피부염 치료해야 키 '쑥쑥'자라요


[박승만 한의학 박사] 아토피(Atopy)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원인을 찾기 어려운’이라는 뜻을 가진 ‘아토포스(atophos)’다. 한마디로 아토피는 원인불명의 고질적인 질병으로 소양성 피부발진과 범발성 신경성 피부염을 통틀어 아토피 피부염이라 한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원인을 찾기 어려웠던 아토피도 지금은 하나 둘 그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현재는 아토피도 하나의 알레르기 질환으로 인식을 하고 있다. 아토피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은 나타나는 현상이 다를 뿐 근원이 같은 질환으로 보면 된다.

환절기만 되면 재채기, 콧물, 마른기침이 심해지는 경우엔 단순 감기일 수도 있지만 알레르기일 확률이 높다. 단순한 감기 증상과 유사하지만 감기보다 오래가고 완만하며 치료가 어렵다. 아토피 역시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하고 변화가 심해서 한방에선 풍(風)이라는 한자를 붙여서 규정을 하기도 했다. 팔꿈치와 무릎 뒤에 네 군데에 흔히 발생한다고 해서 사만풍(四彎風)으로 이름 지은 것이 대표적이다. 아토피는 바람처럼 변화무쌍하고 예측이 어렵고 빠르게 왔다가도 홀연히 사라지니 ‘풍’이란 이름을 붙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은 가려워서 피가 날 정도로 긁거나, 산만해지기 쉽고, 짜증이 많아져서 부모는 어떻게 달래야 할지 난감하기도 하다. 피 딱지가 앉아 있는 피부를 보기만 해도 부모의 가슴은 미어져 버린다.

필자의 아이들도 아토피로 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 수년 전 집수리를 한 후 이사를 했는데 일정에 좇기다보니 한 달 잡은 공사를 20일만에 마치고 이사를 해야 했다. 집안엔 미쳐 덜 마른 마루바닥과 벽지에서 나오는 본드 냄새가 가득했고, 시멘트와 페인트 냄새가 역시 코를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환기와 청소를 아주 열심히 하고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어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아이들의 피부가 거칠어지고 상처가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 연수기를 사고 비누를 바꾸고 공기청전기를 방마다 설치하고 환기를 더 많이 해 보았지만 피부는 점점 두터워지고 나무껍질처럼 변해갔다. 특히 작은 아이가 너무 심해져서 얼굴 빼고 전신 피부가 갑옷을 입은 양 변해 있었다.

어느 날 퇴근을 해 보니 목욕을 하면서 씻기 싫다며 아이는 울고 엄마는 야단을 치며 같이 흐느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소리에 내 가슴도 젖어 있었다. 당시만 해도 며칠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하는 안일함이 있었다. 그러나 아이와 아내의 울음소리를 들은 후 부터는 정신이 바짝 났다.

이런 저런 한약을 사용해서 치료도 하고 보습제도 꾸준히 사용을 하면서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고 3개월 정도가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피부가 예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주 다행스럽게 더 이상 샤워를 하면서 실랑이를 하는 소리를 듣지 않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토피가 왜 생겼는지 추정을 할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새집증후군이란 단어조차도 생소했던 시절이었다. 성장기에 아토피로 고생을 하면 성격도 나빠지고 키도 덜 자라게 된다. 요즘엔 한방치료 방법도 좋아지고 광선치료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조기에 원인을 찾아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아토피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