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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사랑을 먹고 자란다

  • 작성일   2004-06-27
  • 조회수   11264
키박사 한의원 근처에 옷 가게가 있었다. 그 집 할머니가 작년 초에 중풍이 들었다. 좌반신이 마비가 되고 말도 불편 하였는데 가끔씩 침 맞으러 오곤 했다. 그러다가 최근에 손녀을 데리고 왔다.
"너 몇 살이니"
"아홉살" 손가락으로 펴가며 답한다.
"아니,엄마는 뭐하느라 이렇게 놔둬요."
"에구,지들 사느라 애한테 신경 쓰지도 못해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금 안 크면 언제 크라고 그럽니까."
"그냥 두면 엄마보다 자겠지요? 키 크는 약이 있어요?"
"있구말구요,먹다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 잖아요, 잘만 먹게 해주고 뼈에 좋은 약 먹이고 하면 돼요."
"아! 그래요."
"너 이름이 뭐니, 앞에서 몇 번째 서니."
"세 번째"하며 손가락을 꼽는다.
초등학교 2학년에 해당되는 만8세 여자 아이들의 평균키는 126cm 이다.
그러나 그아이는 100cm 남짓 했다. 무려 20cm 정도나 미달된다.
몸무게 역시 마찬가지다.
"지 에미 애비가 같이 가게에서 붙어사니 아이를 건사 할틈이 없어요. 아이들은 그저 엄마의 손길로 큰다는데..."

볼멘 소리를 늘어놓는 할머니는 불만이 가득하다. 돈벌이도 좋지만 자식 농사 잘못하는 것이 속상한 모양이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한 1년 치료 받아보면 정상적으로 커진다고 하자 안심이 되는 모양이다.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어딘가 모르게 티가 난다. 가느다란 팔목과 움츠린 어깨, 맑지 못한 눈과 흩어진 귀밑머리, 여러가지 사정으로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의 아이들은 사랑에 굶주릴 수 있다.

부모의 따스한 손길은 고기 반찬보다 더 소중한 것이다. 바쁜 일과 속에서 한 번 더 마음을 쓰고 사랑을 주면 아이들은 정성을 쏟은 만큼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