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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반항과 혼란 지칭하는 ‘중2병’, 키 성장에 악영향!
  • 작성일   2015-01-14
  • 조회수   5507

[세계일보 칼럼] 아이의 반항과 혼란 지칭하는 ‘중2병’, 키 성장에 악영향!

학업, 친구, 가정문제 등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중2병, 키 성장에 악영향

북한이 남침을 못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대한민국 아이들의 중2병이 무서워서라고 한다. 물론 우스갯소리지만 그만큼 ‘중2병’이란 단어로 표현되는 사춘기 아이들의 방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중2병은 중학교 2학년 또래의 청소년들이 자아형성과정에서 겪는 혼란과 불만, 반항적인 심리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중2병은 일본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중학교 2학년 학생이라면 할 법한 행동들’의 사연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처음 명명됐다. 이후 우리나라로 전파되어 인터넷에서 상대방의 허세나 개념 없는 행동을 비난하는데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단어의 주인공인 중학생들은 중2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교육업체 좋은책신사고가 중등회원 426명을 대상으로 중2병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8%가 현재 중2병을 겪고 있거나 과거에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중2병의 원인으로는 학업 및 성적이 37%, 교우관계 33%, 부모와의 불화 등 가정문제가 1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2병은 중학시절에 아이들이 정체성에 가장 큰 불안함을 느끼는 시기임을 잘 알려주는 단어이기도 한데 실제로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정찬우 서울대 사범대 교수 연구팀이 학교급별 사회성, 정체성, 도덕성 등 인성수준을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때 가장 높았던 인성수준이 중학교로 올라가면서 모든 항목에서 급락 후 고등학교에 가서 일정부분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인성 수준 검사와 관련된 46개 문항을 수도권에 있는 초등학생 211명, 중학생 311명, 고등학생 289명에게 설문조사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중학생의 인성수준이 가장 낮다는 결과는 그만큼 이때가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청소년의 발달 특성을 잘 보여준다.

중학교 2학년 시기에 정체성의 혼란과, 방황 등이 가장 큰 이유는 전전두엽의 기능이 이 나이 때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전두엽은 사람의 뇌에서 가장 큰 부위를 차지하며 가장 늦게 발달한다. 복잡하고 다양한 뇌 기능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조정실 역할을 하는데 전두엽 앞쪽의 전전두엽은 감정을 조절하고 판단, 결정해 행동하는 과정을 담당한다.

전전두엽은 이성과 논리를 담당하는 부분이다. 감정과 이성의 뇌기능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데 중학교 2학년 시기에는 이 두 가지 뇌기능에 불균형이 나타난다. 중2병은 이성적인 뇌기능 발달이 덜 이뤄져서 오는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적 변화인 것이다. 때문에 중2병은 ‘병’이라고 부를 것이 아니라 성인으로 발전하기 전 일시적으로 겪는 뇌기능의 혼란이므로 ‘현상’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박승만 원장은 “중2병을 단지 아이가 사춘기라서 겪는 당연한 일로 보고 마냥 내버려둬서는 안된다. 다양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작용해 중2병 현상이 나타나면 키 성장까지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하면서 음식물의 소화, 흡수가 힘들어 지는 것은 물론 숙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키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해 성장호르몬의 분비에도 악영향을 미쳐 키가 잘 자라기 힘들다.

뇌기능의 불균형으로 산만하거나 거친 행동을 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업, 친구, 가정문제 등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충분히 대화하며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중2병을 아이들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아이의 상황을 적절하게 인식해 원활한 해결방법을 찾아 준다면 아이들은 사춘기의 큰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