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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호르몬주사, 정상인아이에게 처방할 경우 부작용 우려!
  • 작성일   2014-08-19
  • 조회수   6020

[세계일보 칼럼] 성장호르몬주사, 정상인아이에게 처방할 경우 부작용 우려!

성장호르몬주사 소마트로핀 처방 2013년 상반기에만 1만2525건, 지속적으로 증가


자녀의 키를 조금이라도 더 키워 주기 위해 키 크는 방법에 관심을 갖는 부모들이 크게 늘어났다. 자녀들 또한 여아는 165cm 이상, 남아는 180cm 이상의 최종 키를 꿈꾼다. 부모는 자녀의 키가 쑥쑥 자랄 수 있도록 잘 먹이고 잘 재우며 각종 영양제를 챙기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키는 유전보다 환경적 요인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건강한 생활습관을 잘 갖춘다면 부모의 키를 뛰어 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키를 키우는 방법이 오히려 아이의 건강까지 해치게 될 우려가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인 아이에게 처방될 경우 부작용의 우려가 있는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건수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장호르몬주사인 소마트로핀 처방건수는 2011년 1만4115건에서 2012년 2만1381건, 2013년 상반기에는 1만2525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성장호르몬주사는 소아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증후군 염색체 이상 등의 질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처방받은 인원의 4분의 3은 정상인 아이였다. 치료를 위해 사용해야 할 약물이 키 크는 약으로 잘못 알려져 남용되고 있는 것이다.

성장호르몬주사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해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목희(새정치민주연합)의원이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소마트로핀의 처방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의원은 2010년 12월 프랑스 SAGhE(연구원 컨소시엄)에서 소마트로핀을 투약한 사람이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약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며 성장호르몬 주사가 단순 성장발달을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합리적인 규제방법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식품의약안전처에서는 올해 5월, 성장호르몬 제제를 키 크는 약으로 오·남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성장호르몬 제제 안전하게 투약하기’라는 이름의 리플릿을 배포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리플릿을 통해 성장호르몬 제제가 정상인을 위한 키 크는 약이 아닌 성장 장애를 치료하는 의약품이며 정상인이 잘못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성장호르몬 결핍진단을 받은 후 사용을 결정하도록 권고했다.

성장호르몬 주사 유해사례 보고건수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상인 아이에 대한 처방이 늘어나면서 부작용을 겪는 사례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2008년에는 2건에 불과한 유해사례가 2013년 9월 기준 67건으로 조사됐으며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부종, 발진, 유방비대, 혈당상승, 갑상샘기능저하, 척추측만증, 시력손상 등으로 나타났다.

박승만 원장은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게 되면 수분, 전해질 대사의 주 조절인자인 혈중 나트륨의 배설을 억제하기 때문에 얼굴이나 몸이 부어 오르는 부종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당뇨병이나 신장이 좋지 않은 환자에게는 증식성 망막변증이 생길 수 있다”면서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근육통과 관절통에 의해 팔과 다리부위에 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갑상샘 기능 저하증에 의해 쉽게 피곤해지고 목 부위가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혈당상승에 의해 빈뇨, 야뇨증, 체중감소와 같은 증상이, 그리고 척추가 휘어지거나 기형증상이 나타나는 척추측만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아이의 키가 또래 100명 중 3번째 이하거나 1년에 4cm 미만으로 자라는 경우, 뼈 나이가 2년 이상 많거나 성장호르몬 분비가 정상보다 낮은 경우는 성장장애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주사치료는 성장장애 중에서도 병적인 경우에만 필요하다. 이는 전체의 20%정도를 차지하며 그 이외의 경우 주사제를 처방하게 되면 위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키는 몸이 건강할 때 가장 잘 자랄 수 있다. 자녀의 키가 유독 잘 자라지 않는다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성장호르몬 주사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아니라면 부작용 우려가 있는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는 처방받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