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 성숙증의 원인은 성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남자 아이는 남성 호르몬을 만드는 부신이나 고환에 혹이 있거나 뇌에서 호르몬을 만드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남아의 사춘기가 빠르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여자 아이는 90%가 특별한 원인이 없지만 간혹 난소 종양이나 물혹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최근엔 비만이나 환경 호르몬 등의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도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소아과 박미정 교수는 “특별한 원인없이 사춘기 조숙증이 느는 것은 영양 상태가 좋아진 탓이 가장 크다”면서 “비만인 경우 체지방 세포가 많은데 체지방에서 렙틴 등의 호르몬이 분비돼 사춘기 중추를 자극해 사춘기를 빨리 진행되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여아의 경우 체중이 40㎏일 때 생리를 시작하는데 같은 연령이라도 마른 경우에는 2차 성징이 늦게 나타나기도 한다.
◇ ‘키 작은 어른’ 된다=조기 성숙증의 문제는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돼 키가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는 점. 조기 성숙증인 아이들은 별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어른이 됐을 때 여아는 150㎝,남아는 160㎝ 안팎에 머문다. 어릴 때는 또래보다 키가 훨씬 크지만 일찍 사춘기가 찾아오고 이로 인해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아지면서 성장판이 일찍 닫히기 때문이다. 여아의 경우 첫 생리후 1년 이내에 성장판이 닫히며 그동안 5∼7㎝ 자라고 더 자라지 않는다. 또 너무 어린 나이에 사춘기가 오면 성적인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커지며 남들보다 신체가 빨리 발달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수영장이나 목욕탕 등에서 옷을 잘 벗으려고 하지 않는 등 정서적인 문제도 생길 수 있다.
◇ 치료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뇌의 문제에서 비롯된 조기 성숙증일 경우 성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호르몬 주사를 한달에 한번씩 투여해 사춘기 진행을 늦추는 치료가 효과를 보고 있다. 이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돼 월 20만원 정도 든다. 사춘기 지연 치료를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1년에 1.6∼2㎝ 키가 추가로 더 크고 2∼3년 계속 치료하면 4∼5㎝ 더 클 수 있다. 단, 뼈 나이가 여아는 12세,남아는 13세 이상일 땐 성장판이 이미 닫힌 상태라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다. 사춘기 지연제의 사용이 골밀도를 감소시키거나 수정 및 임신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 사례는 학계에 아직 보고된 바 없다.
박미정 교수는 “단,사춘기를 늦추는 치료를 하다보면 성호르몬 분비가 억제되면서 성장 호르몬의 분비도 늦어져 키 크는 속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치료 전보다 더 오랜기간 자라기 때문에 어른이 됐을 때 최종 키는 사춘기 지연 치료를 하지 않는 것보다 더 크게 된다”고 말했다.
한방에서도 사춘기를 늦추는 치료를 한다.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은 “율무와 인진에서 추출한 생약성분(EIF)을 조기 성숙증 여자 어린이 148명에게 적용한 결과,여성 호르몬은 평균 16.1% 감소한 반면 성장 호르몬은 17.8% 증가했으며 키는 월평균 0.6㎝가 크는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