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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68' 마치 암호와도 같은 여섯자리 숫자는 국내 한 음료업체가 개발한 아미노산 음료의 브랜드 이름이다.
"남자는 187cm,여자는 168cm까지 크게 해준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세 미만 자녀가 있는 가정의 '희망숫자'이기도 하다.
'몸짱' 열풍 속에 자녀들의 키를 단 1cm라도 더 크게 하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여기에는 외모가 다소 처져도 성형수술로 '얼짱'이 될 수 있지만 '롱다리'와 '쭉쭉빵빵'이 선망받는 시대를 맞아 작은 키는 엄청난 핸디캡이라는 인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한방 성장 클리닉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예전에는 또래에 비해 눈에 띄게 작은 이른바 '왜소증' 어린이들이 주로 양방병원에서 호르몬 치료를 받거나 정형외과 수술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왜소증 환자란 같은 성(性)과 같은 또래의 어린이 100명을 키 순서대로 세웠을 때 앞쪽의 3명 정도에 해당하는 어린이를 말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평균 키 이상의 어린이들도 한방 클리닉을 찾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A한의원 대기실.부모와 함께 온 미취학 아동부터 초·중등생 연령대의 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기 분당에 사는 김태준군(13·내정중 1년)은 지난해 4월부터 이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석 달에 한번 이곳에서 각종 뼈검사와 자율신경계검사를 받고 한약을 처방받는다.
성장점을 자극하기 위해 집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물론 트렘블린(바닥에 쿠션이 있어 안에서 점프놀이를 하는 기구)까지 구입했다.
김군의 어머니 반주상씨(35)는 "1년 전 신장이 140cm였는데 반에서 작은 편이었다"며 "사회생활을 하려면 키가 180cm는 돼야 할 것 같아 아이의 장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방클리닉의 핵심은 침과 한약재 처방.호르몬 주사요법처럼 매일 병원을 찾거나 뼈를 늘리는 정형외과 수술처럼 부담스럽지 않아 인기를 끌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 H한의원 신동길 원장(35)은 "성장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며 "병원을 찾는 아이들의 연령대도 점점 낮아져 만 6~7세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41)도 "병원을 하도 다녀서 전문지식이 웬만한 의사보다 많은 엄마들도 있다"며 "학원이나 학습지 한두 개 선택하듯이 성장클리닉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대부분의 한의원들이 성장클리닉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전과 부천 등에 체인을 갖고 있는 A 한의원은 지난해 11월 압구정점을 열었다.
1년도 채 안됐지만 내원 환자수는 월 500여명에 달한다.
전국에 42개 체인점이 있는 H 한의원도 지난 5월 서울 청담동에 아예 ‘H틴한의원’을 새로 열었다.
주로 초등학교 고학년생부터 중·고교생이 대상이며 성장클리닉과 학업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체질개선 진료를 주로 한다.
H한의원은 조만간 서울 천안 대전 분당 인천 등에 5~6개의 분원을 더 낼 예정이다.
그렇지만 한방 성장클리닉의 치료방법과 비용이 한의원마다 제각각 이다.
뼈 진단을 바탕으로 성장점을 자극하는 치료법에서부터 여학생은 생리를 지연시켜 가능한 성장을 극대화하는 방법,소화흡수 체계나 영양상태를 향상시키는 방법,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방법 등 매우 다양하다.
또 정상적인 성장기의 아이들이 얼마나 치료의 효과를 보고 있는 지도 객관적으로 측정이 어렵다.
물론 의료보험은 적용되지 않는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과의 김덕희 교수는 "무조건 옆집 아이가 양방이든 한방병원을 다녀서 효과를 봐 나도 왔다’는 식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한의사들도 나이와 성장판의 상태,사춘기 시기,식습관과 수면시간,스트레스 지수 등을 고려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이라고 조언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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