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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키한의원
9세 초경, 10세 사춘기, 11세 임신… [너무 빨리 자라는 내 아이, 혹시 성조숙증?]
  • 작성일   2010-07-02
  • 조회수   13085
 2010년 7월호


9세 초경, 10세 사춘기, 11세 임신… [너무 빨리 자라는 내 아이, 혹시 성조숙증?]

우먼센스 | 입력 2010.07.02 11:10

 

어린 시절 살은 다 키로 간다는 말은 틀렸다. '성장기에는 무조건 잘 먹어야 잘 큰다'라는 막연한 생각이 아이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소아비만으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현상 중 한 가지가 바로 '성조숙증'이다.

사례 1
딸이 이혼한 후, 외손자 현석이(가명·초등학교 3학년)를 맡아 키우는 최모(65세)씨는 정성을 들여 식사를 차린다. '어릴 때 잘 먹어야 쑥쑥 큰다'라는 생각에 매끼 곰국은 물론, 고기반찬을 상에 올리고 있다. 반찬 투정하지 않고 잘 먹는 현석이가 또래보다 키도 덩치도 훨씬 커 내심 뿌듯하기도 한 할머니. 하지만 최근 현석이가 이상해졌다. 여드름이 얼굴을 가득 덮고, 늘 씻겨주던 샤워도 신경질적으로 혼자 하겠다고 하며 예민해진 것. 여드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나 싶어 아이 손을 잡고 병원을 찾은 엄마 전모(38세)씨는 의외의 병명을 듣고 깜짝 놀랐다.

사례 2

맞벌이를 하느라 하루하루가 바쁜 주부 현모(40세)씨는 초등학교 2학년인 민정이(가명)의 식사가 늘 걱정이다. 그래서 또래보다 용돈도 넉넉하게 주고, 냉장고에 아이가 좋아하는 인스턴트식품을 가득 채워놓는 것으로 미안함을 대신한다. 오후 10시가 다 되어 퇴근한 어느 날, 현씨는 식탁 위에 어질러진 피자 박스를 보고 순간 화가 나 짜증을 내며 아이 방 문을 열고 들어서다가 깜짝 놀랐다. 민정이가 방 한구석에서 울고 있는 것. "엄마 나 이제 죽는 거야?"라고 울먹이는 딸은 피가 묻은 팬티를 손에 들고 있었다. '우리 딸이 초경을 했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현모씨는 민정이 나이가 아홉 살밖에 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다음날 바로 병원을 찾았다.

두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내려진 병명은 '성조숙증'이다. 성조숙증은 유방 발달, 고환 크기 증가, 음모 발달 등 2차 성징이 일반적인 사춘기에 비해 2~3년 빨리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여자아이의 경우 9세, 남자아이의 경우 10세경 2차 성징이 나타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최근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아이들의 비율은 무섭게 증가하는 추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성조숙증으로 치료를 받은 어린이 수가 5배 이상 급증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서야 '성조숙증'이라는 개념이 자리를 잡아 부모들도 이를 병으로 인식해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

하지만 아직까지도 성조숙증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무조건 잘 먹고 많이 크면 좋다'라는 인식을 지닌 부모들이 많다. 현석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엄마 전모씨도 "언제부턴가 샤워도 자기 혼자 하겠다고 하더라. 또래보다 고환과 성기가 커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고민해왔다는 것을 성조숙증 진단 후 알았다"고 말했다. 편모 가정에서 크는 손자가 안쓰러워 영양식을 풍족하게 먹인 할머니의 정성도 현석이의 '과도한' 성장에 일조했다. 여자아이의 경우 남자아이보다 성조숙 증상을 비교적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민정이처럼 초등학교 1~2학년인 아이가 초경을 하거나 가슴 몽우리가 유난히 발달하는 것이 전형적인 증상인데 보통 또래보다 키가 크고 덩치가 큰 비만 아동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성조숙증의 가장 큰 원인은 비만이다. 부모의 과잉보호에 따른 보양식과 영양 보조제, 인스턴트 음식, 운동량 부족 등으로 인한 비만 아동의 증가가 성조숙증의 증가도 함께 불러왔다. 영양 과다 섭취는 곧 호르몬의 과잉 분비를 불러일으키고 이것이 또래보다 빠른 성조숙을 가져온 것이다. 그 밖에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이유(부모나 친척 중 이른 성장기를 거친 사람이 있을수록 자녀의 성조숙증 확률은 높아진다), 환경호르몬 노출과 스트레스 증가 등이 있다.

◆ 성조숙증, 무엇이 문제인가?

◎ 1 키 성장에 영향을 준다
성조숙증이 있는 아이는 남들보다 빠른 시기에 분비된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어른이 되었을 때는 정상적인 사춘기를 보낸 또래보다 오히려 키가 작다.

◎ 2 지나치게 빠른 초경은 불임, 자궁암의 원인이 된다
너무 어린 나이에 초경을 하면 성호르몬에 더 오랜 기간 노출되므로 자궁암이나 유방암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고 조기 폐경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

◎ 3 정신과 육체의 성숙도 불일치에서 오는 혼란
너무 어린 나이에 사춘기가 오면 몸은 어른인데, 정신연령은 아직 아이에 머무르다 보니 정서적인 문제와 성격 장애가 오기도 한다.

◆ 치료는 어떻게?

성조숙증의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조기 검진이 필수다. 일반적인 성조숙 증상 리스트로 자가 체크를 한 후, 병이 의심된다면 전문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다. 성장판 검사, 골밀도 검사 등을 하며 검사 비용은 10만원선이다. 양방은 대학병원 소아과, 한방은 전문 성장 클리닉에서 성조숙증을 치료한다. 소아과에서는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주사, 성장을 촉진하는 주사가 주된 치료 방법이며 1~3개월 단위로 주사를 투여한다. 한방은 한약 치료가 우선된다. 양방과 한방 모두 식이요법과 운동이 병행된다.

 

◆ 전문가 어드바이스


◎ 성조숙증, 이렇게 치료하라!
성조숙증 환자는 2003~04년경 폭발적으로 늘어난 후, 매년 꾸준히 20~30%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래 아이보다 월등히 키가 크거나 비만 등 인터넷과 언론 매체를 통해 성조숙증이 아닌지 체크한 후 전문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성조숙증은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해 아이의 성장을 가로막으므로 조기 진단이 필수입니다. 여자아이는 9세 이전, 남자아이는 11세 이전에 성조숙증이 발견되어야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진단 후에는 환자 유형별로 적합한 전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주사와 한약 등 의료기관에서 전문 치료를 받으면서 병행해야 할 것이 생활 속 식이요법과 운동입니다.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여야 하고, 콜레스테롤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성호르몬을 자극할 수 있는 알류(달걀, 명란젓 등)와 조개류(굴, 전복, 바지락 등)를 이용한 음식도 조심해야 합니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생활 속 운동으로 줄넘기와 스트레칭, 적당한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박승만(하이키한의원 원장)

◆ 우리 아이, 성조숙 증상 체크

1 키가 또래보다 월등히 크다.
2 키가 1년 평균인 5~7cm보다 훨씬 많이 큰다.
3 또래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비만이다.
4 과도한 성호르몬 분비로 인해 피지가 생성되어 머리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
5 여자아이의 경우, 초등학교 1~2학년 때 가슴 몽우리가 잡힌다(옷을 갈아입히거나 스칠 때, 아이가 가슴이 아프다고 하면 눈여겨볼 것). 이 시기에 초경을 하는 여자아이도 있다.

6 남자아이의 경우, 초등학교 4학년 때 고환이 발달하고 음모가 난다.
7 또래보다 성적 호기심이 많다.
→ 위 증상이 한 가지 이상 발견되면 전문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도록 하자.

*기획 | 장은성 기자 *취재 | 박선연 인턴기자
*도움말 | 박승만(하이키한의원 원장), 박기원(서정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