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습니다.
키 성장과 발달 연구를 선도해온
대한민국 성조숙증·성장 클리닉
하이키한의원
- 작성일 2008-06-24
- 조회수 10658
한 직원이 나와 시를 한 수 읊는다.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오월’(이해인 ‘오월의 시’ 중에서) 눈을 감고 경청하는 나머지 직원들은 초록이 무성한 들판을 내달린다. 낭송이 끝나고, 회의가 시작된다.
문화기업으로 유명한 우림건설의 회의 풍경이다. 우림건설은 주간회의, 월간회의 가릴 것 없이 모든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직원 한 명이 나와 시낭송을 한다. 문학을 좋아하는 심영섭 대표가 직접 제안한 것으로 직원들과 시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림건설의 사무실 각층에는 물론이고 건설 현장에도 시화 액자가 걸려있다.
우림건설의 이상엽 홍보실장은 “4~50대 임원들도 시 한 수를 찾기 위해 수많은 책을 뒤진다. 그 과정 자체에서 감성이 풍부해지는 것은 물론 창의성도 생겨난다. 생산성 향상의 보이지 않는 힘이라 믿고 있다”며, 심 대표의 시낭송 회의를 적극 지지했다.
시인이자 평론가였던 김기림은 자신의 <시론>에서 ‘시는 언어의 건축’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그 말을 떠올리면 건설회사에서 회의 시작 전에 시를 읽는 풍경이 낯설면서도 묘하게 어울린다.
시 낭독하고 회의 시작하는 우림건설
최근 경영 외적인 영역에서 경영의 지혜를 얻으려는 경영인들이 늘어나면서 CEO를 대상으로 한 인문학 수업들이 많이 개설되고 있다. 역사, 철학, 문학, 예술 등 다양한 인문학 영역 중에서도 시가 특별히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시를 통해 창의성과 감수성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예술 장르를 통해서도 창의성과 감수성을 활성화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시는 언어로 된 예술이라는 점에서 경영인들에게 보다 매력적이다. 시를 자주 접해 언어 활용력을 키우면 협상력을 키울 수도 있고,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문학경영연구소 황인원 대표의 생각이다.
실제로 다양한 외식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야기가 있는 외식공간’의 경우 시적인 감수성을 바탕으로 브랜드 네이밍에 성공한 사례다. 현재 ‘이야기가 있는 외식공간’은 보리밥 전문점 ‘사월에 보리밥, 한식 전문점 ‘노랑저고리’, 고등어 요리 전문점 ‘고등어블루스’ 등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이름의 음식점들을 운영 중이다.
‘이야기가 있는 외식공간’의 오진권 대표는 “전에는 시를 읽어도 큰 감흥을 얻지 못했는데 읽는 법을 알고 나니 시가 감성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경영에도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샘솟는다”고 말한다.
오 대표는 이제 직접 시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사월에 보리밥’ 모든 매장에 정호승 시인의 시 한 편을 걸어 둔 것.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라는 구절이 나오는 ‘결혼에 대하여’라는 시이다.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한다. 보리밥의 효능에 대한 긴 줄글보다 한 줄의 시구가 더 많은 것을 설명해 준다고 오 대표는 믿고 있다.
다른 매장들도 오 대표의 시적인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노랑저고리’의 경우 기둥에 한자로 된 주련이 붙어 있던 자리에 노랑저고리를 입은 새댁의 가상 일기를 시 형식으로 갖추어 적어두었다.
한자로 된 주련은 대부분의 고객들이 봐도 모르고 관심도 없지만 한글로 적힌 짧지만 맛깔스러운 글에는 사람들의 눈길이 한 번이라도 더 가기 마련이다. 이 글은 방송작가 출신인 윤경하 상무가 직접 지은 것이라고 한다.
일본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마리스꼬’ 사당점에는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라는 이름의 방이 있다. 그 옆방의 이름은 ‘그대 길목에 서서’, 그 옆방은 ‘예쁜 촛불로 그대를 맞으리’다. 바로 산울림의 노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의 가사를 한 소절씩 떼어내 방 이름을 붙인 것이다. 모든 방을 둘러보면 하나의 노래가 완성되는 식이다. ‘마리스꼬’ 대학로 점에는 산울림 대신 올드팝 ‘The Rose’의 가사들이 방 이름을 대신하고 있다.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데는 시만한 것이 없다”고 말하는 오 대표는 최근에도 시집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시 속에 창조·감성경영 들어있어
문학경영연구소의 황인원 대표는 CEO의 성공 요인을 시 창작 과정에서 찾아냈다. 서정시의 창작 과정은 크게 동일구조를 갖느냐 동화구조를 갖느냐로 나눌 수 있다고 황 대표는 말한다.
동일구조란 것은 시를 쓰는 화자가 시적인 대상과 한몸이 되는 것이고, 동화구조란 것은 화자와 대상 사이에 일정의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구조로부터 각각 내부발상법과 외부발상법이라는 아이디어 발상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내부발상법은 자신과 대상을 한몸으로 여기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발상법이다. 한약재를 활용한 성장클리닉을 성공시킨 ‘하이키 한의원’의 예를 들 수 있다.
‘하이키 한의원’의 박승만 대표는 자신의 딸이 키가 너무 작아 고민하던 끝에 자신의 장점인 한의학을 활용해 성장클리닉을 만들어 사업화에 성공했다.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시 창작 과정으로 비유하자면 박 대표는 시를 쓴 화자에 해당하고 박 대표의 딸은 화자와 동일화된 대상이다. 그리고 사업화에 성공한 성장클리닉은 완성된 한 편의 시라고 할 수 있다.
외부발상법은 하나의 대상에서 다른 대상을 떠올리는 발상법이다. 외부발상법에 능한 CEO로 ‘참맛’의 조병철 대표를 꼽을 수 있다.
조 대표의 아버지는 식품포장지를 생산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미항공우주국(NASA)에 우주인 식품포장지로 납품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조 대표는 바로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물 없이도 밥이 되는 ‘참 맛있는 밥’을 만들어 히트를 쳤다.
다시 시 창작과정으로 비유한다면 조 대표는 시를 쓴 화자이며 조 대표의 아버지가 만들던 식품포장지가 동화 대상이 되어 ‘참 맛있는 밥’이란 한 편의 시가 탄생한 것이다.
물론 ‘하이키 한의원’의 박승만 대표나 ‘참맛’의 조병철 대표가 시 창작 과정을 알고 사업을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알고 사업을 시작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창의적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시 창작 과정뿐 아니라 시 자체에서 영감을 얻는 CEO들도 많다. 혁신의 화신으로 불리는 애플사의 CEO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 사례. 그의 영감의 원천은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편들로 알려져 있다.
윌리엄 블레이크는 영국 낭만주의 시인들 중에서도 가장 독창적인 시인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그리고 시대를 앞서갔다는 점에서 스티브 잡스와 닮았다.
하지만 블레이크가 70평생을 가난한 예술가로 살다 죽은 것과 달리 스티브 잡스는 그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경영에 활용해 큰 부를 얻었다는 점이 다르다.
이재훈 기자(huny@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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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네 집 -김용택-
‘결혼에 대하여’ -정호승- |
| ◇문학경영연구소 황인원 대표◇ 시인에게는 경제적 여유를 CEO에겐 창조적 아이디어를 문학경영연구소 황인원 대표는 출강하는 대학의 강의명을 ‘현대문학과 문화연구’에서 ‘현대문학과 경영문화연구’로 바꾸었다. 국문학과나 문예창작학과 학생들은 처음에 무척 낯설어 했지만 학기가 끝날 무렵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기말 과제를 검토한 결과 시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기발한 판매전략, 마케팅 전략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그 중에는 최근에야 시중에 나온 ‘배달 전문 편의점’ 아이디어도 있었다. 황 대표는 “시를 아는 사람은 경영을 모르고, 경영을 아는 사람은 시를 모르기 때문에 지금껏 이를 연결시킬 고리를 찾지 못했다”고 말한다. 황 대표는 경영인들을 상대로는 시적 아이디어발상법과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동안 단절돼 있던 시와 경영 사이에 물꼬를 터 경영인들에겐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시인들에겐 경제적 여유를 주는 것이 그의 목표다. 문학전공자이자 시인이며 동시에 현직 기자이기도 한 황 대표는 선임기자가 되면서 많은 경영인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자수성가한 경영인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와중에 황 대표는 그들의 성공요인이 시 창작 과정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것이 바로 문학경영연구소가 탄생한 배경이다. 황 대표는 “시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시 읽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쉬운 시’부터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그가 경영인들을 상대로 강연을 할 때 가장 많이 인용하는 시가 바로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이다. 쉬우면서도 큰 울림을 주는 시를 통해 시에 입문하기를 원한다면 김용택 시인의 시들도 추천할 만하다고. 시와 친숙해지기만 하면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경영의 지혜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황 대표의 생각이다.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황인원 대표의 애송시 |
2008.6.22 기사원문 보러가기 click !